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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에게 자유를

민청학련 사형수 이철 전 국회의원, 이석기 의원 탄원서 제출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은 조작된 민청학련 사건과 정확하게 닮은꼴"

 

내란음모혐의가 적용되었던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은바 있는 이철 前 국회의원(前코레일 사장)이 자필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최근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 받은 이철 前 의원은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이 “저희들이 겪었던 민청학련사건과 여러 면에서 닮은꼴이라고 느끼는 것은 과연 저의 잘못된 예단일까요?”라며 이번 내란음모사건과 민청학련 사건의 유사한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정권의 위기상황에서 대대적으로 발표한 사건들 이란 점’, ‘내란음모라고 하기에는 관계자들의 애매한 진술 외에는 물증도 증거도 없는 허술한 각본과 같다는 점’, ‘그때나 지금이나 불능범이란 점’에서 정확하게 일치한다며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끝으로, 이철 前 의원은 “저는 피고인들과 정치적 입장을 같이하는 것은 아니”라며, “입장을 달리한다고 해서 다른 이들이 또다시 조작과 왜곡된 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것을 모른 체 하는 것은 또 다른 범죄”이고 “부디 법과 정의와 양심에 따른 판결을 삼가 부탁드린다”고 밝혔습니다.

 

 


<탄 원 서 >

 

정의와 양심의 상징인 사법부에 호소합니다.

 

저는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4년 이른바 민청학련사건으로 군사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최근에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철입니다. 제가 재판부에 탄원 드리고자 하는 이른바 ‘이석기 등 내란음모사건’은 저희들이 겪었던 민청학련사건과 여러 면에서 닮은꼴이라고 느끼는 것은 과연 저의 잘못된 예단일까요?

 

우선 ‘정권의 위기상황에서 대대적으로 발표한 사건들’이란 점에서 매우 닮은꼴입니다. 박정희 구테타정권이 1972년도에 선포한 유신은 개인의 영구집권을 위한 폭압체제라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자, 당시 중앙정보부는 여러 간첩단사건과 함께 민청학련 사건을 조작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번의 내란음모사건도 대선부정시비와 국정원의 대선개입의혹으로 정권의 정통성이 정면으로 도전받고 있었던 시기라는 점에서 정확하게 닮은꼴입니다.

 

둘째로 내란음모라고 하기에는 관계자들의 애매한 진술 외에는 물증도 증거도 없는 허술한 각본과 같은 느낌입니다. 민청학련사건 때는 학생들이 경찰저지선을 돌파하기 위하여 “펑”하고 소리만 나도록 조그만 페니실린병으로 만든 화염병(?)을 만들면 어떨까 하고 거론한 것을 악용하여, 유신정권은 “북괴의 지령을 받은 좌경분자들이 각목과 화염병으로 중앙청, 청와대를 점령하고 노농정권을 수립하고자...”라고 발표하는 코미디를 벌였습니다. 이번의 내란음모사건에는 수십, 수백 명의 반정부인사들 이외에 어떤 증거가 있는지, 과연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하여 준비했던 어떤 무기와 물자가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셋째로 그때나 지금이나 불능범이란 점에서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과연 과거의 학생들이 시위를 함으로써 ‘중앙청, 청와대를 점령하고 노농정권을 수립한다’라는 망상을 가졌을까요? 그리고 이석기의원 등 그들은 과연 자신들이 이 정권을 폭력으로 전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두 사건 모두 피고인들이 정상적인 사고능력을 가졌다고 전제한다면 그런 망상을 가지고 폭력으로 국가를 전복하려 했다는 공소사실은 과장이거나 왜곡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피고인들과 정치적 입장을 같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입장을 달리한다고 해서 다른 이들이 또다시 조작과 왜곡된 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것을 모른 체 하는 것은 또 다른 범죄라고 믿습니다. 부디 법과 정의와 양심에 따른 판결을 삼가 부탁드립니다.

 

2014.7.30.
탄원인 : 이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