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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에게 자유를

[2.25 국민촛불 이호중교수 발언] "판결문을 읽어보았습니다. 소설입니다!"

 

 

 

 

 

- 2014. 2. 25 시청광장 국민촛불 문화제
-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호중 교수

지난 1년 동안 국정원이 주도한 공안탄압, 민주주의 말살, 우리 절실하게 느끼고 경험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주도했던 부정선거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끓어오르는 시점에서 국정원이 들고 나온 카드가 바로 내란음모 조작사건이었습니다....

내란음모 사건에서도 서울시공무원간첩조작 사건에서도 국정원의 조작, 날조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처음 언론을 통해 녹취록을 흘렸습니다. 호전적인 발언들이 있는 것처럼 해서 여론을 조작하고 온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재판과정에서 검찰은 자진해서 그 녹취록의 잘못된 부분을 272곳이나 스스로 수정했습니다. 처음에 언론에 나왔던 호전적인 단어들은 실제로 발언하지도 않았습니다. 증거라고는 오로지 국정원의 프락치 역할을 했던 이모씨의 진술과 녹음파일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시민들과 많은 법학자들이 그 정도의 발언과 그 정도의 모임내용으로는 도저히 내란음모라고 이야기 할 수 없다고 누누이 외쳤습니다.

국정원 검찰은 그렇다 치고 그래도 법원은 좀 믿었습니다. 우리의 인권과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사법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법부는 우리의 이러한 열망을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2월 17일 수원지법은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7명에게 징역 4년에서 12년 까지 선고했습니다.

제가 판결문을 읽어보았습니다. 소설입니다! 저는 형사법을 전공한 사람이고 내란음모가 제 전공입니다. 전공하는 법학자의 양심을 걸고 여러분들에게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내란음모 유죄판결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오로지 국정원 프락치의 진술만 가지고 소설처럼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서 조작하고 날조한 사건입니다. 법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참담하고 슬픈 심정을 가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명심해야할 게 있습니다. 이 사건은 이사건 하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통합진보당을 해산하려는 움직임이 더 가세될 것이고 우리가 지난 1년 동안 누차 경험했던 노동권 탄압, 서민 생존권 탄압의 문제가 점점 날이 갈수록 거세게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함께 살자고, 모두가 평등하게 살자고 외치는 서민들의 목소리 민중들의 목소리를 탄압하고 억압하는데만 골몰해 있었던 것이 지난 1년의 세월이 아니겠습니까.

헌법 1조 2항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고 되어 있습니다. 부정선거를 통해 권력을 잡고 지난 1년 동안 바로 그 부정선거의 문제를 지적하는 시민들 또 생존권을 외치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억압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박근혜 정권이었습니다.

국민들의 권리 중 가장 신성한 권리, 저항의 권리입니다. 저는 헌법 1조 2항을 이렇게 읽습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의 것이다’ 찾아와야 합니다. 다시 찾아와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 우리는 신성한 권리인 저항권을 함께 행사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많이 뭉치고 더 많이 연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