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서신 - 7.25 국민행동에 즈음하여]
사랑하는 여러분, 그리운 동지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에서도 이렇게나 많은 동지들이 저의 석방을 요구하며 뜻을 모아 주신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제주에서 서울까지 전국을 걸어 온 동지들에게도 각별한 마음을 전합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이 남아 있던 서구우월주의, 미국에 대한 동경이 부서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병원을 영리 추구의 도구로 삼고, 긴축이라는 이름으로 공공의료를 파괴했던 이른바 '선진국'들은 바이러스 앞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무엇이든 돈으로 바꿔야 하는 벌거벗은 자본주의의 추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것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자주의 시대가 눈앞에 있다고 자신합니다. 미국이 변해서 자주의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닙니다. 집권세력의 생각이 바뀌어서 자주의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닙니다. 자주의 시대는 우리 민중이 만듭니다. 민중이 전진하고 있으니 자주의 시대는 필연입니다.
요즘 남북관계가 어렵다고 합니다. 왜 그렇게 되었습니까? 미국을 무서워하고 미국의 통제를 벗어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미국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평화도, 번영도 모두 말장난에 그칠 뿐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도적인 여당이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세 차례의 전국 선거를 통해 낡은 세력에게 사망 선고를 내렸습니다. 이렇게 낡은 세력이 패퇴하면서 생겨난 공간은 진보 세력에게 커다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거대한 양당체제의 혁파란, 한 축에서 냉전 세력을 소수화시키고 또 한 축에서 진보정치가 성장해서 정치의 틀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제 그 가능성이 크게 열렸습니다. 남은 과제는 '진보정치의 도약' 그 하나입니다. 진보정치가 도약하려면 토대가 튼튼해야 합니다. 불평등체제에 고통받는 대중 속에 들어가 진지를 건설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자주와 평등, 평화의 시대는 반드시 옵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들의 땀과 눈물을 먹고서야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민중의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갈 때만 맞이할 수 있습니다.
언제건 어디서건 우리는 하나입니다. 민중과 함께 싸우는 이 길은 승리와 영광뿐입니다.
2020. 7. 22
대전옥에서 이 석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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