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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에게 자유를

공포는 국정원의 노림수, 두려움 없이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주장해야

국정원 개혁과 이석기 의원의 구속, 이어 광풍같은 종북 낙인찍기!

사라진 인권의 언어를 찾는 ‘2013 긴급기획 본격 異的 라디오-국정원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2일 오후 7 30분부터 서울 마포구 가톨릭 청년회관에서 '2013 긴급기획 본격이적(異的)라디오-국정원 쇼'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변정필 앰네스티 캠페인팀장, 장경욱 변호사,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박주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소중한/오마이뉴스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 주최로 2일 오후 7 30분부터 진행한 '2013 긴급기획 본격이적(異的)라디오-국정원 쇼'는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박주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와 최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담당한 장경욱 변호사,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국정원 의혹과 사건들', '사라진 인권의 언어를 찾아서' 등을 주제로 2시간 3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사회는 변정필 앰네스티 캠페인팀장과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이 맡았다.

 

변정필 팀장은 "신문과 인터넷에 국정원이란 세 글자가 도배되고 있지만 아무리 글을 읽어도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인권을 고민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속시원하게 이야기 하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행사 의도를 소개했다.

 

: 출처 [오마이뉴스] "구속된 진보당 자녀, '빨갱이 자식' 소리 듣는다"

현장| 메카시즘 광풍... 국정원 인권유린 비판 '본격이적라디오-국정원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12161

 

 

[패널 주요발언]

 

박래군

처음 이석기 의원 사건이 났을 때 사건으로 만들기엔 불충분한 게 많은데, 이 사건을 왜 이 시점에 국정원이 터뜨렸을까.’ 의문이 들었고, 저는 그 시점에 주목했다. 그대로 가다가는 국정원 개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정정도 국정원이 성공했다.

 

박진

사건이 터지던 날, 압수수색 영장이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국가보안법쯤으로 생각하고 긴급하게 변호사 보냈다. 그런데 내란음모라고 하니까 두려움을 느꼈다. 실제 공포에 휩싸였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소위 진보진영에서 이 문제와 관련된 입장들을 원칙적으로 낸 곳이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국정원은 굉장한 꽃놀이패를 쥐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 공포가 다시 정면으로 직시해야할 문제라고 본다. 과정을 보면, 재판에 가기도 전에 이미 재판은 끝났다.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것은 인권과 관련해서 정말 오랜 시간동안 얻어왔던 소중한 성과인데 한순간에 무너졌다. 이 사건이 두려운 것은 인권의 원칙들, 표현하고 생각하고 말하고 자신의 생각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과 단결할 수 있는 게 다 무너진 것이다.

 

김덕진

내란음모 사건을 기소하면 법원에서 유죄 나오기 어렵고 열악한 증거라는 게 전문가들 대부분의 의견이다. 우리가 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인데 석방해라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데 솔직히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았던 건 이석기 의원이나 통합진보당이 싫어서인가, 이야기 했다가 되치기를 당할 게 걱정되고 두려워서 인가. 스스로에게 물어봐도 답이 잘 안 나온다.

 

박래군

그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사상도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허용되는 것만 이야기하라고 하는 건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게 아니다. 정부에서는 남과 북이 대치된 특수한 상황을 이야기하지만 유엔(UN)에서 그건 핑계거리가 안 된다. 이번 사건을 보면, 우리 사회는 사상의 자유가 보장받지 못하는,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민주주의다. 그래서 국정원이 그걸 치고 들어온 거고, 이석기 사태가 아니라 내란음모정치공작사건으로 주어를 바꿔야 한다. 이 사건은 이석기 의원이 만든 게 아니고 국정원이 중앙정보부가 되어 나타난 거다. 그 정점에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있을 것이다.

권력이 죽일 놈, 나쁜 놈, 빨갱이 등을 찍어 놓고 이를 이용한 정치공작으로 인해 가려지는 진실이 많다.연좌제도 없어진 이 나라에서, 이번에 진보당에서 구속된 이들의 자녀가 학교에 가 빨갱이 자식이란 말을 듣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박진

지금 박근혜 정부 들어서 모든 굵직한 사건이 국정원 발이다. 그야말로 음지에서 일해야 하는 분들이 양지로 나왔다. 이 사건의 주어가 누구인지 절대로 잊어선 안 되고 계속 등장할 사건도 무관하지 않다. DJ이후 처음으로 방첩전략회의를 했다. 이제 드디어 그들 나름의 컨트롤 타워를 두고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사건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이석기 사태라는 말은 매카시즘을 유도하려는 국정원의 노림수이다. (이석기 사태가 아니라) ‘국정원 내란음모정치공작사건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미국 매카시즘의 5년 동안 공산주의에 포섭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 동성애자가 타겟이 됐다. 이렇듯 다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배척하고 혐오하는 행동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있는게 매카시즘이다.

 

변정필

국제엠네스티 성명서를 보면 한국이 안보 우려가 있다는 걸 인정한다. 그러나라는 단어로 시작한다. 안보에 위해될 경우나 단서조항 달면서 표현의 자유 제약을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국제법으로 보면 구체적으로 범죄사실이 입증, 확보 되어서 이 사람이 국가에 해악을 줄 수 있다는 명백한 경우에는 법을 적용할 수 있지만 한국에 있는 국가보안법은 그렇지 않다. 박정근 씨 사례의 경우 트윗을 했다고 해서 국가에 위해가 되는지 입증할 수 없다. 대체로 국가보안법 적용의 90% 이상이 그러한 식이다.

 

박래군

사람들이 항상 이 사건을 이야기 할 때는 나는 이석기 의원에 반대한다. 통합진보당을 싫어한다는 단서를 단다. 종북으로 찍힐 까봐 두려운 거다. ‘국정원이 잘못된 거고 국면전환 하려는 것’ ‘민주주의 위해서 싸워야겠다 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박진

인권이라는 건 어렵지 않다. 잡혀간 사람과 소위 조력자 또는 프락치라고 하는 사람은 어려서부터 같은 학교에 다녔고 무수히 많은 공간에 같이 있었고 가족들도 다 아는 사이다. 그들이 갖고 있는 상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건가 생각하면 정말 국정원이 몸서리 쳐지게 싫다. 이 문제는 인간의 문제라는 걸 주목해야 한다. 피해자 가족 중엔 정신과 치료를 갔는데 병원에서 사상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설사 녹취록에 있는) 그런 이야기를 했고, 낡은 이야기일수 있지만 정말 죽을 죄를 지었나.사람들을 무참히 짓밟고 욕심을 채우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놀아나면 안된다는 것 꼭 이야기 하고 싶다.

 

김덕진

인혁당 사건 만사소송 소장을 같이 썼는데, 어떤 일 당했는지 봤더니 똑같다. 학교에서 빨갱이 자식이라 놀려서 자살하고, 동네에서 쫓겨나고. 74,5년에 일어난 일이 2013년에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첫 순간에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주장해야 한다고 말하지 못한 나의 비겁함과 머뭇거림에 대해 상당히 속상해 하고 있다. ‘겁 없이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휘둘리고 말았구나.’ ‘나 역시도 공포에 졸았었구나.’ 다시 한 번 이런 문제 공론화 시키고 적극 대응해야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