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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故박영재 당원 영결식, 이석기 의원의 조사

 

[故박영재 당원 영결식, 이석기 의원의 조사]

 

오뉴월 뙤약볕보다 더 뜨거운 불길 속에서 살이 타는 고통을 견디던
박영재 이 무정한 사람아!
어쩌자고 이렇게 가버린단 말인가?
생때같은 자식들은.. 살아 있는 우리들은 저 하늘을 어찌 보라고
어떻게 하라고 우리 곁을 떠나겠다는 말인가?

착한 게 죄가 되고 선한사람이 못난 놈이 되는 이 기가 막힌 현실에서
제 몸에 불을 지르지 않고선 이 서러움 이 눈물 이 분노를 표현할 수 없는
이 야만의 나라를 사람 사는 세상으로 바꿔보겠다고,
버스 노동자로 건설노동자로 노동운동가로 당 상근 일꾼으로
하루를 일 년처럼 살았던
박영재, 이 못난 사람아!

외세의 지배와 간섭에 반대하고, 자본의 굴레를 깨어 분단을 넘어 통일 된 나라를 만들겠다던,
그 아름다운 꿈이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어찌 혼자 간단 말이오?

거짓이 진실을 겁박하고 도둑이 매를 드는 폭압의 시대에서
눈물의 강, 피의 언덕을 넘어 노동이 살아나는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하여
죽지 말고 함께 싸워서 승리하자고 맹세하던 동지들이 산악처럼 일어나고 있는데
이렇게 우리 가슴속에 울음을 터뜨려 놓고 어디로 갈수 있단 말이오.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
그대 박영재 동지 잘 가라!
한평생 남한테 해코지 한 적이 없는 그저 착하디 착한 사람.
억압과 착취와 차별이 없는 그저 착한 사람들이 살기 좋은 나라,
박영재의 나라에 잘 가시라.

불의에 대한 분노와 당신의 선하디 선한 착한 마음씨는 우리에게 남겨 두고
그대 이제 편히 쉬시라.

동지 손에 굳은살이 단단히 박인 것처럼
정의에 대한 확신과 진실에 대한 갈망은 우리의 가슴 속에 불이 되어
거짓을 불사르고 진실을 밝히는 역사의 불길이 되어
정의를 사랑하는 수많은 가슴속에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터져나는 울음을 참고 솟구치는 분노를 다스리며
자주민주 통일조국을 건설해 달라는 동지가
우리에게 남긴 피맺힌 유언을 가슴에 새기며
동지가 목 놓아 부르던 동지의 노래를 부르며
동지의 못 다한 사랑 우리가 대신 하겠습니다.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함께 가자던

박영재 동지 이제 편히 쉬시라!

 

2012년 6월 24일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이석기